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 자본을 유치한 우즈베키스탄이 중앙아시아 AI·클라우드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1GW 전력 공급과 장기 세제 혜택을 내세웠지만 노후 전력망, 극심한 폭염, 냉각용수 부족이 사업의 경제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유라시안 인사이트 | 2026년 10월 21일
우즈베키스탄이 에너지와 광물자원 중심의 산업구조를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서비스로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개발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 기업의 투자가 구체화되는 가운데 러시아와의 원전·전력망 협력,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9월 19일 카라칼팍스탄 자치공화국에서 AI·데이터센터 특별구역에 총 80억 달러 규모의 6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투자자에게 1기가와트(GW)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개발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단순한 서버시설 건설을 넘어 발전소와 송전망, 디지털 산업단지를 함께 조성하려는 구상이다.
사우디·중국 투자 본격화…12MW 건설과 300MW 확장 구상
가장 앞선 사업은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볼트(DataVolt)의 타슈켄트 데이터센터 ‘TAS-1’이다. 정보기술 장비용량 12메가와트(MW) 규모로, 지난 6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독일 DEG, 프랑스 프로파르코 등 국제 개발금융기관으로부터 최대 1억 5,000만 달러의 프로젝트 금융을 확보했다.
10월 중순에는 경영진이 현장을 방문해 전력·공조·수랭식 냉각설비의 설치 상황을 점검했다. 연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지만 상업운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회사가 제시한 최대 500MW의 장기 개발 구상과 현재 건설 중인 12MW 시설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중국 상하이 링크와이즈 데이터 인텔리전스도 카라칼팍스탄에서 300MW급 데이터센터를 추진하고 있다. 9월 18일 타히아타시에서는 1억 5,000만 달러 규모 모듈형 AI 연산센터의 1단계 가동이 발표됐다. 다만 전체 300MW의 완공 시점과 초기 가동용량은 확인되지 않았다.
해외투자를 끌어들이는 핵심은 전력요금과 세제 지원이다. 정부는 카라칼팍스탄의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에 킬로와트시(kWh)당 5센트의 우대요금과 2040년까지의 세금·관세 혜택을 제시했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장기 전기요금이 수익성을 크게 좌우한다. 전체 수전전력이 500MW인 시설을 연중 최대 부하로 운영한다면 전력소비량은 연간 43억 8,000만kWh, 전기요금은 5센트 기준 약 2억 1,900만 달러에 이른다.
1.5GW 풍력발전 확대에도 전력·냉각은 난제
문제는 공급 안정성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4년 우즈베키스탄 배전망의 기술적 전력손실은 약 13%였으며, 배전시설의 절반 이상이 30년 넘은 노후 설비다. 전력 수요의 약 10%도 충족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사우디 아크와파워와 함께 26억 달러 규모의 쿤그라드 풍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발전용량은 1,500MW이며, 관련 사업에는 고압 송전망 1,500km와 500kV 변전소 3개 건설이 포함된다. 2030년까지 카라칼팍스탄의 풍력발전용량을 3,300MW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풍력발전 1,500MW가 곧 데이터센터에 1,500MW를 상시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발전량의 변동성을 보완할 에너지저장장치와 예비전원, 안정적인 송전계통이 필수적이다.
냉각도 만만치 않다. 올해 7월 우즈베키스탄의 최고기온은 부하라에서 46.9도, 키질쿰 사막 우츠쿠두크에서 49.7도를 기록했다. 고온에 대응하는 액체냉각 기술이 필요하지만, 물을 많이 사용하는 냉각방식은 수자원이 부족한 카라칼팍스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건식 냉각과 물 사용량을 줄이는 설비 설계가 사업 경쟁력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러시아 원전·한국 KT 협력…디지털 산업망 구축으로 확대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도 장기적인 전력 확보 수단으로 주목된다.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6월 로사톰과 지자흐 지역에서 대형·소형 원자로를 결합한 총 2,110MW 규모의 원전 건설에 착수했다. 일본 무로오시스템즈는 소형 원전 전력을 활용하는 50MW 데이터센터 건설을 검토 중이다. 다만 원전은 장기 사업으로 초기 데이터센터의 즉각적인 전력 공급원이 되기는 어렵다.
한국의 참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9월 KT는 우즈베키스탄 디지털기술부와 AI 전용 데이터센터, 공동 연구개발 및 스타트업 지원을 협의했다. 앞서 8월에는 한국수출입은행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관계자들이 데이터센터 사업의 준비 상황을 논의했다. 아직 투자액이나 대출 승인, 건설계약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한국 기업에는 서버뿐 아니라 전력변환설비, 변전소, 에너지저장장치, 냉각설비와 광통신망까지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다.
국제 통신망 확충 역시 중요하다. 데이터볼트는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을 연결하는 카스피해 해저 광통신망에 우즈베키스탄을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 데이터 전송경로의 다변화는 글로벌 클라우드 고객을 유치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다.
우즈베키스탄 자체의 디지털 인프라도 확대되고 있다. 국영 통신기업 우즈텔레콤은 9월 부하라와 코칸드에 AI·클라우드용 데이터센터를 새로 개소했다. 국내 수요를 충족하는 시설에서 출발해 중앙아시아 시장과 국제 AI 연산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흐름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투자 발표액보다 실제 가동률과 수익성이다. 향후 2~3년 동안 발전·송전설비의 준공, 냉각비용 관리, 글로벌 고객과의 장기계약 체결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할 전망이다.
우즈베키스탄의 AI 데이터센터 구상은 에너지 자원을 디지털 서비스 수출로 연결하려는 산업전환 전략이다. 러시아의 전력기술,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데이터센터 투자, 중국의 연산 인프라, 한국의 통신·금융 협력이 하나의 시장에서 만나는 사례이기도 하다.
다만 80억 달러의 투자 구상에는 개별 기업이 발표한 장기 사업이 중복 포함될 수 있어 전체 금액을 단순 합산해서는 안 된다. 중앙아시아의 새로운 디지털 허브가 될 수 있을지는 실제 전력 공급능력과 운영비, 통신망 경쟁력, 고객 수요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출처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실, 「Определены новые задачи по развитию Каракалпакстана и повышению благосостояния населения」, 19.09.2026. 프로파르코, 「In Uzbekistan, Proparco supports the digitalization of the economy through the financing of a sustainable data center developed by DataVolt」, 17.06.2026. 아이엑스비티 우즈베키스탄, 「Руководство DataVolt проверило готовность нового ЦОД в Узбекистане」, 18.10.2026. 우즈베키스탄 투자산업통상부, 「Заместитель министра инвестиций, промышленности и торговли Республики Узбекистан Ильзат Касимов провёл встречу с председателем компании Shanghai LinkWise Data Intelligence Ван Сюйхуэем」, 16.02.2026. 우즈베키스탄 에너지부, 「В Каракалпакстане запущены проекты и начато строительство новых мощностей на 7,6 миллиарда долларов」, 18.09.2026.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실, 「Выступление Президента Республики Узбекистан Шавката Мирзиёева на пятом Ташкентском международном инвестиционном форуме」, 17.06.2026. 세계은행, 「Uzbekistan to Invest in Modernizing Electricity Distribution Networks with World Bank Support」, 15.05.2025; 「Uzbekistan to Enhance Energy Production through Hydropower with World Bank Support」, 25.06.2025.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실, 「В Каракалпакстане запущены проекты и начато строительство новых мощностей на 7,6 миллиарда долларов」, 18.09.2026. 우즈베키스탄 기상청, 「ПОГОДНЫЕ УСЛОВИЯ ИЮЛЯ 2026 ГОДА」, 06.08.2026. 우즈베키스탄 원자력청, 「Исторический старт: в Узбекистане начато строительство интегрированной атомной электростанции」, 04.06.2026. 스포트, 「В «Узатоме» назвали дата-центры на энергии малой АЭС «самой идеальной комбинацией»」, 05.06.2026; 「«Это не последний проект с Россией»: Мирзиёев анонсировал новые АЭС в Узбекистане」, 05.06.2026. 우즈데일리, 「Узбекистан и KT обсудили инфраструктуру ИИ и поддержку стартапов」, 19.09.2026. 우즈베키스탄 디지털기술부, 「Обсуждены вопросы реализации проекта по созданию центра обработки данных между Узбекистаном и Кореей」, 27.08.2026; 「Uztelecom открыл дата-центры в Бухаре и Коканде для развития искусственного интеллекта и облачных технологий」, 22.09.2026. 스포트, 「Узбекистан планирует подключиться к линии связи по дну Каспийского моря — DataVolt」, 21.10.2025. 우즈베키스탄 디지털기술부, 「The initial phase of the project to construct a data center for the “DATAVOLT” company has begun on the territory of the IT Park Uzbekistan」, 03.05.2024.
